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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sos119 조회 90회 작성일 2026-09-21 13:46:2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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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저소득 청년 돕는다는 ‘내일저축계좌’···월 10만원이 버거운 청년들은 그마저도 못 지켰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2동 주민센터에서 한 청년이 정부가 저축액의 최대 3배를 추가 적립해주는 ‘청년내일저축계좌’를 신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동작구 노량진2동 주민센터에서 한 청년이 정부가 저축액의 최대 3배를 추가 적립해주는 ‘청년내일저축계좌’를 신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소득 청년의 목돈 마련을 돕는 ‘청년내일저축계좌’의 사업 첫해 가입자 5명 중 1명이 정부지원금을 받지 못하고 계좌를 중도해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지한 청년 대부분은 일자리를 잃거나 생활비가 없어 계좌를 유지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청년내일저축계좌를 개설한 4만2465명 중 8492명(20.0%)이 중도해지로 정부지원금을 받지 못했다.

청년내일저축계좌는 일하는 저소득 청년이 월 10만원 이상 저축하면 정부가 가구소득 수준에 따라 매달 10만~30만원을 얹어 주는 사업이다. 3년 만기를 채우면 정부지원금 최대 1080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중도해지하면 원금과 이자만 돌려받는다.

‘본인희망포기’에 가려진 진실

[단독]저소득 청년 돕는다는 ‘내일저축계좌’···월 10만원이 버거운 청년들은 그마저도 못 지켰다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청년들의 계좌 해지 사유는 대부분 ‘본인 희망 포기’다. 2022년부터 지난 6월까지 중도해지한 청년 2만3456명 중 1만5540명(66.3%)이 여기에 해당했다. ‘적금 12개월 미납’ 4773명(20.3%), ‘노동활동 없음’ 2958명(12.6%)이 뒤를 이었다. 복지부는 “본인 희망 포기의 경우 세부 사유는 확인 불가”라고 답했다.

행정 기록에 담기지 않은 사정은 한국자활복지개발원의 별도 조사에서 드러났다. 개발원은 올해 2024·2025년 중도해지자들을 대상으로 해지 사유를 조사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 1460명 중 1187명(81.3%)이 소득·자금 문제로 저축을 해지했다고 답했다. 소득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휴직·실직’이 662명(45.3%)으로 가장 많았다. ‘급하게 쓸 돈이 필요했다’(20.3%), ‘매달 적금에 넣을 돈이 없었다’(15.7%)는 답이 뒤를 이었다.

개발원 관계자는 “이 저축에 가입하는 저소득 청년들은 불안정한 고용 상태에 놓인 경우가 많고, 중도포기도 결국 이런 고용 불안과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며 “쓸 수 있는 돈이 한정돼 있어 식비와 세금 등 당장 필요한 지출을 우선하다 보면 저축은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들에게 월 10만원 저축이 적은 금액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조사에 응답한 청년들이 계좌를 유지하는 동안 느낀 생활비 부족 정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점 이상이었다.

버텨도 계좌를 지킬 수 없었다

지난해 중도해지자는 평균 19.7개월 동안 저축을 이어가다 해지했다. 3년 만기의 절반을 넘긴 시점이다. 올해 상반기 해지자도 평균 19.4개월을 버텼다.

실직이나 질병 등으로 저축이 어려워지면 납입을 잠시 멈출 수 있는 적립중지 제도가 있지만 2022년 사업 시작 당시 6개월이던 한도는 올해야 12개월로 늘었다.

적금을 12개월 치 넣지 못해 해지된 청년 4773명 중 적립중지 제도를 써본 사람이 몇 명인지는 주무부처인 복지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는 “정부지원금을 받지 못하고 해지한 청년은 원칙상 재가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시 가입하더라도 해지 전까지 쌓여 있던 정부지원금은 받지 못하고 처음부터 다시 쌓아야 한다.

[단독]저소득 청년 돕는다는 ‘내일저축계좌’···월 10만원이 버거운 청년들은 그마저도 못 지켰다

빚 때문에 계좌를 지키지 못한 청년도 있었다. 2022년부터 지난 6월까지 압류·가압류를 사유로 중도해지한 청년은 56명이었다. 이 계좌의 본인 저축액에는 생계급여 수급계좌와 같은 별도의 압류 방지 장치가 없다. 개발원 관계자는 “계좌가 저소득 청년들이 미래를 위한 자산을 마련하는 수단인 만큼 적어도 이 돈은 압류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올해부터 계좌 신규 가입 대상을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에서 50% 이하로 좁혔다. 기존보다 형편이 더 어려운 청년들이 가입하게 되지만 이들이 저축을 유지할 수 있게 돕는 대책은 적립중지 한도를 12개월로 늘린 것 정도다.

이 의원은 “실직과 생계위기로 당장 10만원을 넣기 어려운 청년이 계좌를 깨고 정부지원금까지 잃는다면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며 “적립중지 확대에 그치지 말고 탄력 납입과 긴급생활 지원, 고용·주거서비스 연계를 통해 청년들이 끝까지 자립의 사다리를 오를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소득 청년이 미래를 위해 애써 모은 돈이 압류로 사라지지 않도록 법 개정을 포함해 방법을 고민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김찬호 기자

정책사회부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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